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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꿍시렁

아름다운 곳 여행하기

 1970년대에 우주비행사들은 특별한 교육을 받고 달을 여행 했습니다. 덕분에 그들은 그 이전의 비행사들 보다 면밀히 그리고 자세히 달을 살피고 묘사했으며 눈에 보이는 현재의 달 뿐만 아니라 달의 과거 이야기 까지 지구로 가지고 왔습니다.
전문 교수로부터 지질학 교육을 받아 달에서 보다 유용한 돌 표본을 채취할 수 있었고 카메라가 미처 담지 못하는 달의 표면을 정확히 묘사했었던 것이죠.
즉, 달의 탄생을 설명해 줄 돌을 수만개의 암석 파편 속에서 구별하여 찾아 올 수 있었습니다.
그 전의 어떤 우주비행사들 보다 달을 멋지게 여행하고 온 셈이죠.

"아름다운 곳 여행하기"는 미국에서 몇년 전 방영된 드라마 시리즈 "지구에서 달까지" 중 한 파트의 제목이고, 위의 글은 그 파트를 설명한 것입니다. 드라마의 내용중에서 조종사가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어렸을 적 부터 오로지 달을 여행하는 것이 최고의 꿈이었고 전부라 여겼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종기술에 관해 모든 것을 익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구에서 달까지

히고 최고중의 최고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온 그 돌을 보면서 그것이 결코 전부가 아님을 말합니다.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눈에 보이고, 가깝게 있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그렇지 않은 것은 멀리하는 경향- 특히 대학생활 때 그렇게 위험한 착각에 빠져 전공과 관련한 학문들, 그 중에서도 관심있어 하던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 기초 과학들은 뒤쳐지고 변화가 없는 고리타분한 것들이라 여겼었죠.
 우리나라 학생들이 기초과학에 약해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 과학 관련 부처에서는 빛의 밝기에 관한 단위를 정확히 정의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는 기사를 본 것도 기억이 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나무'라는 책에서 '수의 신비'라는 글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인간의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한 싸움에서는 천장을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바닥이 무너져 내리지 않게 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 같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끼워 맞춰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공학 기술들은 기초과학에서 발전되었거나 그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학 기술을 발전 시키려면 뼈대를 알아야 키를 키울 수 있을 겁니다. (공학과 같이)살만 찌우고 뼈를 약하게 한다면 발전이 있을 수 없겠죠.

새로운 기술을 접한 공학도와 달에 간 비행사는 똑같습니다. 둘다 과학자가 아닌게죠. 하지만, 과학을 근간으로 눈앞에 보이는 광경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지질학을 공부한 비행사의 마인드를 가져야 함이 분명할 것입니다.

공학도에게 흥미있는 새로운 기술만큼 낯설고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