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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꿍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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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지 말고 덜 하기 신분당선 지하철 내에는 다른 지하철에서 볼 수 없었던 정보가 표시되고 있습니다. 다음 역까지 '남은 거리'와 지하철의 '속도'입니다.어찌 된 일인지 표시가 되면 좋을 정보들이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네, 다음 정거장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이나 '도착 예정 시각'이 없습니다.이 두 정보가 있다면 나머지 정보들을 굳이 더 할 필요는 없습니다. 표시하고 있는 속도와 거리 정보를 참고해서 보는 이가 계산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설마 그와 같이 사용성을 의도했을 리가 없다고 믿고 싶습니다. 물론 운행 중에 살짝살짝 속도가 변하기에 도착 예상 시간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 정도는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마치 인터넷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할 때 변하는 예상시간처럼 말입니다. 즉, 신분당선의 모니터에 표시하는..
조직의 분위기 붉은 10월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국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나름 많은 이들에게 각인되어 만만치 않은 팬이 존재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핵잠수함의 함장으로 출연하는 숀 코너리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긴장감은 많은 팬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가 빛을 발했던 것은 당시 촬영장의 분위기가 한몫을 했기 때문이라는 뒷얘기가 있습니다.아주 오래전 어느 잡지에서 본 듯해서 이유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숀 코너리가 촬영장에서 사소한 문제에 대해 크게 불쾌함을 드러냈던 것입니다. 기라성 같은 배우의 행동에 주위 배우들과 스텝들은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그 긴장감이 유지되는 채로 어떤 장면을 위한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마음먹으면 3차 대전을 일으킬 수 도 있는 핵잠수함의 함장이 ..
장난감을 이해하려면 생각의 속도만큼 요즘의 장난감도 발전하는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것 같습니다. 풀어 드리자면, 어떤 기술들은 일반인들에게 처음 보일 때 장난처럼 또는 대놓고 장난감으로 그 모습을 갖춥니다.어렵지 않고 위험해 보이지도 않으면서 그저 적당한 신기함을 내세우며 영원히 장난감으로 존재할 것처럼 세상에 녹아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그것들 중 대부분의 수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난이 아니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사회가 다른 눈으로 그것들을 인식하게 될 때 어떤 이들의 눈에는 이미 장난의 수준을 넘어서 위협적이기까지 합니다. 장난감 총은 유리를 깰만한 수준의 비비탄 총이 되거나, RC헬기는 사람이 타고 나는 드론이 되었으며, 장난 같던 홀로그램은 실사 같은 홀로그램으로 발전하거나, 카메라는 덩치를 줄여 이유..
돌은 픽셀보다 비싸다 가상현실 세상이 오고 있다. VR, AR 등의 용어가 낯설지 않다. 누군가는 그와 같은 기술들이 어설프고 쓸만해지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하지만 언제까지나 어설프고 얄궂게 존재할 것 같지는 않다. 이 글의 요지는 이거다. 가상현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현실 세계에서의 '체험'이나 '사물'들의 가치는 훨씬 더 비싸질 것이다.언뜻 생각해 보면 정 반대의 생각이 맞아야 한다. 모두가 가상현실 속의 바닷가에서 허우적 대느라 실제로 존재하는 바닷가에 아무도 가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바닷가를 즐기기 위한 비용이 더 저렴해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바닷가로 가는 도로는 차가 막히지 않을 테고 사람이 없는 모래사장 위에 파라솔을 설치하거나 대여하기도 훨씬 쉬울 테니 말이다.그렇지 않다.이를 설명하기 위한 다른 길로 잠시 새어나..
관점에서 목적으로 딥러닝, AI, 무인 자동차 그리고 IoT 등등 기술 용어들이 난무합니다. 이미 이 기술들이 기반인 서비스의 이름들이 익숙해진 것도 오래되었습니다. 관련 계통에 있는 사람들이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지만 이 계통에 있지 않는 사람들도 이와 관련한 기술용어들을 자주 접하면서 발전 속도를 똑같이 느끼는 요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술의 발전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여러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내일은 어떻게 발전이 되어 있을지를 궁금해하거나 관심이 없거나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쪽은 기술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부류이며 더 깊게는 어떻게 해서든 변화에 관여를 하게되는 부류 입니다. 물론, 언제나 있어 왔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옛날에 기계를 부수는 상징적 퍼포먼스로 사회운..
기계가 처신을 잘 못하는 이유 당신이 친구를 잘 못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스북은 친구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들 중에서 내가 관심 있어할 것들을 먼저 보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러한 관심의 흐름에 맞추어진 광고를 적절한 시점에 보이기 위해 더 애를 쓰고 있습니다. 내가 흥미를 가질만한 콘텐츠들을 줄지어서 보여주다가 거부감 없이 광고를 섞어 넣어 각인되도록 하거나 링크를 클릭하도록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페이스북은 이런 복잡함 속에서 질서를 찾기 위해 그의 속을 더욱 복잡하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런 질서를 찾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내가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들과 빠르게 스크롤해서 올려 버린 관심 없는 콘텐츠들의 속성도 참고할 겁니다. 하지만, 가장 비중을 두는 방법은 단..
딥러닝 실패사례 : 말 해 줄거라 생각했다 머신러닝을 공부하다 경험한 개인적인 딥러닝 실패사례입니다. 나름 이 분야의 전문가가 일찌감치 실패할 것이다!라고 충고해줬으나 이 같은 사례도 공유하면 도움이 되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소신껏 진행하고 실패해서는 잘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ㅎ 예전에 '내가 재밌게 본 영화를 남들도 재미있어할까?' 라는 가정으로 그간 기록해 뒀던 내 영화 점수들을 가지고 대중의 영화 점수 기록과 상관분석을 진행해 봤었습니다. 그때는 안타깝게도 영화 점수를 기록하면서 함께 기록했던 영화의 제목들이 영화진흥위원회 사이트에 기록된 제목들과 일치하지 않음으로 인해 까다로운 전처리 과정과 시도해 볼 수 있는 실험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결과가 좋게 나온 터에 이번에는 제 점수 목록을 가지고 또 다른 시도..
말 엉덩이가 만든 불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주 왕복선의 개발 과정에는 말 두 마리의 엉덩이 폭으로 만들어진 기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떤 (*)아이러니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우주 왕복선의 로켓추진체를 만든 곳에서 왕복선과의 조립을 위한 곳으로 추진체를 옮기려면 철도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차에 실을 수 있도록 추진체가 설계되어야 합니다. 뿐만아니라 높이나 폭도 기차가 지나다니는 터널을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철도의 폭은 그 옛날 말이 끌던 마차의 폭에 맞추어 정해졌고 마차의 폭은 말 두마리가 끌 수 있는 크기로 정해져 있던 겁니다. 이로인해 기원전에 생겨났던 마차가 만든 제약이 21세기 우주 왕복선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문제로 인해 불편해지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