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 AI, 무인 자동차 그리고 IoT 등등 기술 용어들이 난무합니다. 이미 이 기술들이 기반인 서비스의 이름들이 익숙해진 것도 오래되었습니다. 관련 계통에 있는 사람들이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지만 이 계통에 있지 않는 사람들도 이와 관련한 기술용어들을 자주 접하면서 발전 속도를 똑같이 느끼는 요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술의 발전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여러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내일은 어떻게 발전이 되어 있을지를 궁금해하거나 관심이 없거나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쪽은 기술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부류이며 더 깊게는 어떻게 해서든 변화에 관여를 하게되는 부류 입니다.
물론, 언제나 있어 왔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옛날에 기계를 부수는 상징적 퍼포먼스로 사회운동이 있었던 것도 그를 증명하는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명하게도 기술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광고나 정보를 토대로 해당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명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더 둘러서 표현하지 않겠습니다. 기술의 명분을 어떻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느냐에 따라 해당 기술이 사회에 자리 잡는 모습과 방법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과속이나 신호위반에 의한 차량 사고가 많습니다. 부주의하게 과속을 했거나 불법 좌회전, 차선위반, 유턴, 신호위반을 함으로써 발생한 사고의 블랙박스 영상들은 교통 법규 위반 단속에 관한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 명분에 힘을 실어 줍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요즘의 인공지능, IoT 기술을 기반으로 아래와 같은 안을 내어 놓을 수 있습니다.
차량에 각종 센서와 통신 모듈을 탑재시킨 후 IoT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의 위치와 속도, 교통 신호등의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서 교통 법규를 위반한 차량에 대해서는 벌금을 부과한다.
좀 더 쉽게 이러한 기획이 현실이 되었을 때를 묘사해 보겠습니다. 간단히 차량의 내비게이션에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통신 모듈을 장착하는 겁니다. 이미 그런 내비게이션들이 출시되고 있지요. 상기의 기획은 이 내비게이션들이 그들의 기능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통법규의 준수 여부까지 누군가에게 알린다는 겁니다. 네, 단속 카메라보다 정확하게 위반 정황을 전달할 수 있겠지요.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분들은 이 기획의 초반에 더없이 좋은 테스트 대상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정말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교통 단속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관련 기술들이 사용되거나 이를 위해 발전하는 기술도 생겨날 겁니다.
다시 다른 관점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해당 센서들과 통신 모듈로부터 수집되는 정보를 분석해서 차량과 차량 간의 간격을 조절하고 교차로에서도 차량 간의 충돌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여 신호대기 구간들을 없애 차량의 평균 주행속도를 높여준다.
두 가지 안 중 어느 것이 맞는 방향일까요?
계속되는 교통사고나 관련해서 생겨나는 문제들은 상기의 두 안들 중 첫 번째 쪽으로 마음이 기울게끔 만듭니다. 왜냐하면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소위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현실적인' 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모든 차량이 자신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거나 지정된 곳에 제공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불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차량만 그런 수준이 된다 하더라도 모든 차량이 해당 조건을 갖출 때 까지는 안 되는 것이죠. 하지만, 첫 번째 안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체만 잘 구워삶으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러다 보면 기술은 안타까운 흐름을 다시 양산할 겁니다. 가령,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거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의 통신을 막기 위해 통신 기능을 쓰지 않거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해킹해서 왜곡된 정보를 전송하는 기술이나 시장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마치, 단속 카메라의 위치를 미리 알려주고 '과속에 주의하십시오'라고 에둘러 말하는 엉뚱함이 생겨난 것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누군가는 그 틈에서 돈을 벌고자 할 겁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하이패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평균 100Km 이상 달려야 할 도로에서도 신속하게 톨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를 주면서 사비를 들여 기계를 탑재시키게 해 놓고는 정작 엄청나게 낮은 통과 제한 속도를 요구합니다. (아직 톨게이트 통과 시의 속도를 단속하는 곳이 드물지만 그런 곳이 많이 생겨난다면 억울하지 않을까요?)
낮은 통과 제한 속도를 요구하는 이유가 빠른 속도로 하이패스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이 위험해서라면
1. 하이패스 톨 게이트의 폭을 많이 넓히거나 제거하고(육교처럼 만들어서 과금기를 달아 놓으면 되겠지요)
2. 하이패스 차량은 원래의 주행속도와 방향을 지키도록 하고
3. 현재 톨 게이트의 일부만 남겨서 하이패스를 탑재하지 않은 차량의 과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위험요소를 없애거나 개선할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즉, 누군가가 (현실적으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단속을 '목적'으로 제안한 결과가 '속도 제한'이었겠지요. 거슬러 올라가서, 하이패스가 30Km 이상의 속도에서 과금이 잘 안 되는 품질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출시를 결정했던 것도 이처럼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덕분에 빠르게 성과를 내고 소고기를 사 먹었겠네요) 도대체 어떤 이유로 고속도로에서 시속 30Km 미터가 '하이패스'하는 상황이 되는 것인지 이해가 어렵습니다.
부분에만 관점을 둔다면 해당 부분의 존재 이유나 목적을 간과하게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이와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은 언제나 양산될 여지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원래 그렇다'라는 생각에서 계속해서 전개되는 관점은 보다 나은, 좋은 '목적'을 세우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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